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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 274호가 영구결번이 된 이유 - 대한민국 국보 조작 사건

파트너링크 2021. 6. 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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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보 조작 사건 - 국보 제274호가 영구결번이 된 이유

고고학계와 대한민국 해군의 흑역사로 남은, 발굴 조작 사건을 알고 계신가요?

1992년 경남 통영군 한산도 해저에서, 거북선에 장착되었다고 알려진, 총통을 인양했다고 보고하여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해당 총통은 불과 17일 만에 국보로까지 지정되었으나,
나중에 순천지청 검사가 수사하던 뇌물죄 사건에서, 관련 증언이 나오면서 조작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문화재관리국은 1996년에 총통을 국보에서 해제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해군 대령과, 수산업자이자 유물 발굴단의 민간 탐사 용역으로 참여한 1인, 골동품상 겸 발굴단 자문위원 1인에 의해 조작되었습니다.


경위...

1992년 8월, 해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조직된, 충무공 해전 유물 발굴단은 경상남도 통영군 한산도 문어포 서북방, 460m 수역 해저에서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총통을 인양했습니다.

총통의 포신에는 "만력 병신년 6월 제조하여 올린 별황자총통", "귀함의 황자총통은 적선을 놀라게 하고, 한 발을 쏘면 반드시 적선을 수장시킨다" 하는 명문이 있었습니다.

귀함이라는 글귀는 지금까지 기록으로만 전해질 뿐 실물로는 전하지 않는 거북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발굴한 지 겨우 17일이 지난, 1992년 9월 4일, 문화재청은 이 황자총통을 '국보 제274호 귀함 별황자총통'으로 지정했습니다.

다른 국보 지정 사례에 비해, 훨씬 빠르게 등록된 이례적인 경우였습니다.

 백제를 대표하는 무령왕릉의 황금 유물들도, 1971년 발굴 이후 약 3년이 지나 1974년 9월에 국보로 지정되었고,

1973년 발굴한 천마총의 신라 금관도, 당연히 국보 지정 확정이 당연한 중요 유물이었지만, 5년이 지나서야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한 문화재위원이 작성했다는 200자 원고지 5매 분량 평가서가 국보를 평가하는 유일한 근거가 되었고,

당시 언론은 이순신의 유물이 나왔는데 빨리 국보 지정 안 하고 정부는 뭐하느냐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국보가 된 황자총통은, 진해시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었으며,

해군은 이후 이를 바탕으로 실물복원은 물론, 포격 시험까지 실시하기에 이르렀으며, 포신에 새겨진 '일사 적선 필수장'은 해군 전체의 슬로건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1992년이 임진왜란 400주년이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도 관심이 엄청나게 집중된 것은 물론,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믿기 어려운 큰 업적으로, 발굴단장 해군 대령은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습니다.


그후...

발굴 후 4년이 다 되어가던 1996년 5월,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부장검사는 수산업자 홍 씨를 조개 채취 허가와 관련된 뇌물 사건으로 조사하던 중, 홍 씨로부터 "해군 대령에게도 돈을 줬는데, 그로부터 국보 별황자총통은 가짜란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고 합니다.

검찰은 총통을 발굴했던 해군 대령을 은밀하게 불러 조사를 했지만, 대령은 "나도 그런 소문을 듣긴 했는데, 해군의 명예도 있고 하니까 대충 덮어 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홍씨의 말이 사실무근이라고 화를 벌컥 내며, 명백한 진품이니 조사해보면 다 나온다고 당당하게 나와야 했지만, 대령의 태도는 누가 봐도 수상했다고 합니다.

검찰은 이 말을 그냥 넘기지 않고, 증거를 잡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두 달이 지난 6월 중순,

대령은 결국 사건의 전모를 실토했습니다.

홍 씨를 통해, 골동품상 신 씨가 가지고 있던 총통을 사서, 바다에 빠뜨렸다가, 마치 정말로 발굴한 양 건져 올렸고, 이 과정에는 해사 박물관장 조 대령도 관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1996년 6월 18일, 대한민국 해군이 이 사실을 공식발표하자 학계는 물론 전 국민이 다시 한번 충격과 공포에 빠졌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총통을 판 신씨의 집에서,
제작시기를 알 수 없는 총통 13점과 글씨를 음각하는 도구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체포된 신씨는 사위와 함께 총통을 만들고, 글씨를 새긴 후, 그 위에 화공약품을 부어 1년간 부식시켰다고 자백했습니다.

더욱이 해당 사건에 관여한 골동품상 신 씨는, 가짜 별황자총통 외에도 모조 총통, 모조 갑주, 모조 측우기 등 40여 종을 만든 혐의로 결국 구속되었습니다.

사건 후...

결국 1996년 8월 30일, 문화재위원들은 별황자총통을 국보에서 해제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보 제 274호는 영구 결번되었습니다.

사실 발굴 당시부터 유물을 두고 이상하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례 없이 초광속으로 국보로 지정된 점.

금속으로 만든 총통이 400년 가까이 바다에 잠겨 있었다면 당연히 표면이 부식되어야 했지만, 발굴된 총통의 상태는 지나칠 정도로 양호했다는 점.

녹으로 덮여 글씨는 알아볼 수도 없어야 정상이었을 텐데, 별황자총통에 새겨진 글씨는 금방 새긴 듯 선명했습니다.

게다가 총통의 성분을 분석해보니 아연이 무려 8.06%나 포함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아연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별황자총통을 실제로 무기로 썼다면 총통이 화약의 열을 버티지 못하고 녹아버릴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화공약품을 1년간 부어 인위로 부식시켰으니 저런 수치가 나왔을 수도 있지만,

이는 총통을 발굴한 해군사관학교 측이 총통 발굴 이후 기본적인 시료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수작이나 외압, 은폐행위가 없이 정상적으로 신중히 연구하고 절차를 밟았다면 처음부터 위조 사실을 쉽게 밝혀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발굴조작 사건으로 역사에 남았으며, 해저유물 발굴사에, 씻을 수 없는 불신을 안긴 사건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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